영화 '가여운 것들'은 '더 랍스터'와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를 통해 독창적인 미장센과 기괴한 유머를 선보여온 그리스의 거장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최신작입니다. 이 영화는 과학자에 의해 기이한 방식으로 되살아난 벨라 백스터(엠마 스톤 분)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립니다. 어린아이의 지능을 가진 채 성인의 몸으로 다시 태어난 그녀가 세상의 모든 것을 배우고, 자신의 욕망과 본능에 충실하며 진정한 자유를 찾아 나서는 여정을 그립니다. '프랑켄슈타인'이라는 고전적인 모티브를 바탕으로, 빅토리아 시대의 기괴한 분위기와 현대적인 유머, 그리고 여성의 해방이라는 주제를 결합한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시각적인 충격과 함께 철학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유니크한 영상미와 배우들의 파격적인 연기, 그리고 예측 불가능한 서사가 어우러져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그야말로 기묘하고 아름다운 걸작이 탄생했습니다.
줄거리 요약
19세기 후반, 천재적인 외과의사이자 괴짜 과학자인 닥터 고드윈 벡스터(윌렘 대포 분)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임산부의 시신을 발견하고, 그녀의 뱃속에 있던 아기의 뇌를 그녀의 머리에 이식하는 기상천외한 실험을 감행합니다. 이 실험을 통해 다시 살아난 그녀는 '벨라 백스터'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됩니다. 벨라는 성인의 몸을 가졌지만, 갓난아기처럼 세상을 전혀 알지 못하고 모든 것을 배워야 합니다. 그녀의 언어와 행동은 점차 진화하고, 닥터 벡스터의 통제 아래에서 안전하게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녀의 순수한 지성과 억눌리지 않는 호기심은 외부 세계로 향합니다. 닥터 벡스터의 조수 맥스(라미 유세프 분)가 벨라에게 청혼하려 할 때, 벨라는 방탕한 변호사 던컨 웨더번(마크 러팔로 분)과 함께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 도망칩니다. 벨라와 던컨은 리스본, 알렉산드리아 등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벨라는 자신의 본능과 욕망에 솔직해지며 인간의 삶을 온몸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녀는 육체적인 쾌락뿐만 아니라, 빈곤과 불평등, 그리고 인간의 잔인함까지 배우게 됩니다. 그녀의 여정은 '순수'에서 '경험'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며, 그 과정에서 그녀는 그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 진정한 자아를 찾아갑니다. 던컨은 그녀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에 질려 점차 그녀를 통제하려 하지만, 벨라는 세상의 편견과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갑니다. 결국 벨라는 모든 것을 경험한 후 런던으로 돌아오고,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며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게 됩니다.
명장면
'가여운 것들'의 가장 기이하고 아름다운 명장면은 단연코 '벨라가 자신의 몸을 온전히 통제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춤을 추는 장면'입니다. 닥터 벡스터의 저택에서 열린 파티에서, 벨라는 던컨과 함께 춤을 추려 합니다. 그러나 그녀의 몸은 아직 춤의 리듬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녀의 뇌가 내리는 명령에 따라 팔과 다리가 제멋대로 움직입니다. 그녀는 기괴하고 우스꽝스러운 몸짓으로 춤을 추고, 다른 사람들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벨라는 아랑곳하지 않고, 온몸으로 자신의 기쁨을 표현합니다. 그녀의 춤은 우아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순수한 기쁨과 자유로움으로 가득 차 있어 관객들에게 묘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흑백으로 시작된 이 장면은 점차 색을 찾아가고, 벨라의 춤사위는 더욱 격렬해집니다. 이 장면은 벨라가 아직 세상의 규칙에 오염되지 않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녀는 '어떻게 춤을 추어야 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느끼는가'에 따라 움직이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표현합니다. 감독은 이 장면에서 독특한 어안 렌즈와 기이한 음악을 사용하여 벨라의 내면세계를 시각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합니다. 이 명장면은 '가여운 것들'이 단순한 코미디가 아니라, '타인의 시선'과 '사회의 규범'에 갇히지 않는 진정한 자유를 이야기하는 작품임을 증명하는 하이라이트입니다.
리뷰
개인적으로 '가여운 것들'은 올해 본 영화 중 가장 독창적이고 충격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연출력은 그야말로 정점에 달했고, 그의 기괴하고 아름다운 세계관은 관객들을 완전히 압도합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배우 엠마 스톤의 경이로운 연기입니다. 그녀는 어린아이의 순수함부터 성인의 욕망까지, 한 인물이 겪는 모든 감정적 성장을 완벽하게 소화해냈습니다. 그녀의 표정, 몸짓, 그리고 목소리 하나하나에서 벨라 백스터라는 캐릭터가 가진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화의 비주얼 또한 환상적이었습니다. 흑백과 컬러를 오가는 연출, 어안 렌즈를 활용한 독특한 구도, 그리고 빅토리아 시대의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미술은 영화를 마치 한 편의 예술 작품처럼 보이게 합니다. '가여운 것들'은 여성의 해방과 성에 대한 솔직한 탐구, 그리고 인간의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이 영화는 기존의 영화 문법을 완전히 파괴하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길을 가는 예술적인 작품입니다. 모든 관객에게 추천하기는 어렵지만,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관객들에게는 최고의 경험이 될 것입니다. 이 영화는 앞으로 오랫동안 영화사에 회자될 명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