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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더 (줄거리요약,명장면,내마음대로 리뷰)

by 마인드바디웨이 2025. 9. 30.

영화 마더 포스터
영화 마더 포스터

영화 '마더'는 봉준호 감독이 '살인의 추억'에 이어 선보인,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감정인 '모성애'를 극단의 심리 스릴러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지적 장애를 가진 아들 도준(원빈 분)이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자, 그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필사적인 싸움을 시작하는 어머니(김혜자 분)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겉으로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하지만, 그 속에는 거짓과 은폐, 그리고 파괴적인 모성애가 끓어넘치는 서늘한 비극이 숨겨져 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모성'이라는 신성시되는 가치가 어떻게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힘으로 변모할 수 있는지를 냉철하게 파헤칩니다. 배우 김혜자의 신들린 듯한 연기와, 한순간도 예측할 수 없는 플롯의 반전은 관객들에게 깊은 충격과 함께 인간 존재의 근원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이 영화는 어머니의 헌신과 집착이 빚어낸, 아름답지만 끔찍한 비극의 초상화입니다.

줄거리 요약

약재상을 운영하는 어머니는 아들 도준과 함께 단둘이 살아갑니다. 도준은 지적 능력이 낮아 어머니의 보살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어머니는 아들을 향한 헌신적인 사랑과 병적인 집착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날 밤, 한 여고생이 살해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고, 도준은 현장에서 발견되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어 체포됩니다. 경찰은 도준의 장애와 사건 현장의 정황을 보고 쉽게 그를 범인으로 단정하고 사건을 종결하려 합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아들의 무죄를 확신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진범을 찾기 위한 위험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그녀는 무능한 경찰과 아들을 돈벌이로 이용하려는 변호사를 불신하며, 직접 마을의 어두운 구석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도준의 친구였던 진태(진구 분)와 마을 사람들을 만나며 단서를 수집하고, 자신의 기억과 아들의 흐릿한 기억 속을 헤매며 진실의 조각들을 맞춰나갑니다. 그녀의 끈질긴 추적은 결국 마을에 숨겨진 추악한 비밀들과, 도준의 과거와 관련된 충격적인 진실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립니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을 지키기 위해 도덕적인 선을 넘나드는 위험한 행동을 서슴지 않습니다.

명장면

'마더'에서 가장 충격적이고 파괴적인 명장면은 단연코 '어머니가 진실을 알고 있는 유일한 목격자를 침묵시키는 장면'입니다. 어머니는 자신의 수사를 통해 아들 도준이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동시에 아들이 사건에 깊숙이 연루되어 있다는 끔찍한 진실 또한 마주합니다. 그녀는 아들을 영원히 지키기 위해, 사건의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또 다른 목격자를 찾아갑니다. 이 목격자는 마을에서 소외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남성이었습니다. 어머니는 그를 찾아가 마지막 순간까지도 아들을 향한 변치 않는 모성애를 보여주지만, 결국 아들을 향한 집착과 진실을 덮으려는 이기심에 사로잡혀 극단적인 선택을 합니다. 이 장면은 대사 없이 배우 김혜자의 눈빛과 행동만으로 모든 것을 전달합니다. 그녀의 얼굴에는 아들을 향한 연민과, 자신이 저지르는 행동에 대한 절망, 그리고 진실을 영원히 묻어버리겠다는 냉정한 결의가 교차합니다. 감독은 이 장면에서 느리고 고요한 연출을 사용하여, 폭력적인 행동이 아니라 어머니의 내면적인 고통에 집중하게 만듭니다. 이 명장면은 '마더'가 단순히 살인 사건을 다루는 스릴러가 아니라, '모성애'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인간의 가장 이기적이고 파괴적인 본능을 탐구하는 비극임을 증명하는 하이라이트입니다.

내마음대로 리뷰

솔직히 말해서, '마더'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영화를 보는 내내 물리적인 고통을 느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인간의 심장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모성애'라는 원초적인 감정을 꺼내서, 그것이 어떻게 괴물이 될 수 있는지를 너무나도 잔인하게 보여줍니다. **김혜자 선생님의 연기**는 그야말로 신들린 경지였습니다. 그녀의 표정 하나하나, 손짓 하나하나가 모두 도준을 향한 헌신과 동시에, 세상을 향한 날카로운 경계심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아들을 향한 그녀의 집착이 점차 광기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면서, 저는 '과연 나는 내 아이를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라는 끔찍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영화는 제게 '모성애는 아름답다'는 클리셰를 영원히 지워버린 작품입니다. 그녀의 마지막 춤 장면, 버스 안에서 잊고 싶었던 기억을 스스로 지우는 듯한 그 몸짓은, 비극을 겪은 한 여인의 처절한 자기 기만이자, 고통을 극복하려는 가장 슬픈 몸부림이었습니다. 저는 그 장면을 보며 눈물이 아닌, 소름이 돋았습니다. '마더'는 복잡하고 지저분하며, 전혀 희망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진짜'입니다. 이 영화는 우리 사회가 외면하는 약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악이 되어버린 한 여인의 비극적인 선택을 통해, 인간 본성에 대한 가장 깊고 어두운 질문을 던집니다. 이 영화는 저에게 영원히 잊을 수 없는 트라우마이자, 동시에 예술의 위대함을 알려준 걸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