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터널스'는 아카데미상 수상 감독인 클로이 자오가 연출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파격적인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수천 년 동안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 온 불멸의 종족 '이터널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들은 우주의 창조주인 '셀레스티얼'에 의해 창조되었으며, 지구를 위협하는 괴물 '데비안츠'로부터 인류를 보호하는 임무를 맡아왔습니다. 이터널스는 자신들의 정체와 목적에 대해 깊은 의문을 품고, 그들 앞에 닥친 거대한 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기존의 MCU 영화들이 히어로들의 활약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터널스'는 신화, 역사, 그리고 철학적인 질문들을 깊이 있게 다루며 장르의 경계를 확장합니다. 인류의 운명과 이터널스의 존재 목적 사이에서 고뇌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단순한 액션 이상의 감정적인 울림을 선사합니다. 이 영화는 마치 한 편의 장엄한 서사시를 보는 듯한 인상을 주며, 클로이 자오 감독 특유의 자연주의적인 영상미와 함께 압도적인 스케일과 깊이 있는 스토리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룹니다. 이터널스라는 캐릭터들은 각각의 독특한 능력과 개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이 겪는 사랑과 배신, 그리고 희생의 이야기는 영화의 핵심적인 감정선을 형성합니다.
줄거리 요약
기원전 5천 년, 인류를 위협하는 포식자 데비안츠로부터 인류를 보호하기 위해, 이터널스라는 불멸의 종족이 지구에 파견됩니다. 이들은 셀레스티얼에 의해 창조되었으며, 각기 다른 초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데비안츠를 모두 물리친 후, 인류의 발전을 돕기 위해 자신들의 존재를 숨긴 채 수천 년 동안 지구 곳곳에 흩어져 살아갑니다. 그들은 인류에게 문명과 지식을 전수하지만, '인류의 싸움에는 개입하지 말라'는 셀레스티얼의 엄격한 규칙을 따릅니다. 영화는 500년 만에 다시 나타난 데비안츠를 막기 위해, 이터널스 멤버인 세르시(젬마 찬 분)가 흩어져 있던 동료들을 하나씩 찾아 나서는 과정을 그립니다. 그녀는 동료 이카리스(리처드 매든 분)와 함께, 마카리, 킨고, 드루이그, 길가메시, 테나 등 오랜 시간 떨어져 지냈던 멤버들을 다시 모으는 데 성공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데비안츠의 공격을 막아내는 과정에서, 그들이 알지 못했던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납니다. 그들의 진짜 임무는 데비안츠로부터 인류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의 에너지로 탄생할 새로운 셀레스티얼의 '탄생'을 돕는 것이었습니다. 셀레스티얼이 깨어나면 지구는 멸망하게 되고, 이터널스는 자신들이 수천 년 동안 사랑해 왔던 인류를 파멸시켜야 하는 끔찍한 선택에 놓이게 됩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창조주와 운명에 맞서 싸우기로 결심하고, 인류를 구하기 위한 최후의 전쟁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는 셀레스티얼의 계획이 옳다고 믿으며,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 비극적인 상황이 벌어집니다. 영화는 이터널스라는 불멸의 존재들이 겪는 감정적인 고뇌와 배신, 그리고 희생을 깊이 있게 다루며, '영웅'의 의미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명장면
'이터널스'의 가장 감정적이고 압도적인 명장면은 단연코 '지구의 멸망을 막기 위해, 이터널스가 서로에게 맞서 싸우는 마지막 결전'입니다. 지구의 핵 에너지를 흡수하여 탄생하려는 셀레스티얼 '티아무트'의 거대한 머리가 바다에서 솟아오르고, 지구는 멸망의 위기에 처합니다. 이터널스는 지구를 지키려는 파벌과 셀레스티얼의 계획을 따르려는 파벌로 나뉘어 서로에게 칼을 겨눕니다. 이 장면은 한때 가족이었던 그들이 서로의 신념을 위해 처절하게 싸우는 비극적인 순간을 담아냅니다. 이카리스는 자신의 사랑인 세르시를 배신하고, 그녀를 막기 위해 싸웁니다. 테나는 자신의 광기 어린 과거를 극복하고,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이카리스와 맞섭니다. 이들의 싸움은 단순한 힘의 대결이 아니라, 수천 년 동안 쌓아왔던 감정적인 갈등이 폭발하는 순간입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이 장면에서 광활한 자연과 압도적인 CG를 결합하여 멸망 직전의 지구의 모습을 경이롭고도 처절하게 그려냅니다. 특히, 세르시가 자신의 힘을 이용해 지구의 코어를 '변형'시키는 마지막 장면은, 대사 없이도 그녀의 비장한 결의와 희생을 완벽하게 전달합니다. 이 명장면은 '이터널스'가 히어로 영화의 클리셰를 벗어나, '창조'와 '파멸', '믿음'과 '배신'이라는 철학적인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는 작품임을 증명하는 하이라이트입니다.
리뷰
개인적으로 '이터널스'는 마블 영화 중 가장 독창적이고 예술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노매드랜드'에서 보여주었던 자연주의적인 영상미와 감정적인 깊이를 MCU에 성공적으로 접목시켰습니다. 이 영화는 화려한 액션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들의 내면적인 고뇌와 복잡한 관계에 집중하여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특히, 젬마 찬과 리처드 매든의 연기는 압도적이었습니다. 세르시와 이카리스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는 영화의 감정적인 중심축을 형성하며, 그들의 선택이 왜 그렇게 중요했는지를 관객들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합니다. 이 영화는 인류의 역사와 신화, 그리고 과학과 윤리라는 거대한 주제들을 깊이 있게 다루며, 히어로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영화의 느린 페이스와 방대한 서사가 일부 관객들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이며, 억지로 모든 것을 설명하려 하지 않고, 관객들이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터널스'는 마블의 팬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일반 관객들에게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수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