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동안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어요. 밤새 푹 잤다고 생각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가 깨질 듯 아프고 온몸이 무겁더라고요. 낮에는 꾸벅꾸벅 졸기 일쑤였고요. 처음엔 갱년기 때문이겠거니, 아니면 스트레스가 심해서 그런가 보다 했죠.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제게 조심스럽게 물어보더라고요. “여보, 요즘 밤에 숨을 멈추고 있다가 '흡!' 하고 크게 들이쉬는 소리가 나는데 혹시 괜찮아?” 처음에는 그냥 코골이가 심해졌나 싶었어요. 하지만 남편의 이야기가 반복되자, 저의 만성적인 피로와 두통이 단순한 갱년기 증상이 아닐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했죠. 결국 병원을 찾아 수면 다원 검사를 받았습니다. 결과는 예상대로 수면 무호흡증. 의사 선생님은 “수면 중 1시간에 20번 이상 숨을 멈추고 있다”며, “이를 방치하면 심장과 뇌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하셨어요.
수면 무호흡증은 남성들의 전유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폐경 이후 여성에게는 매우 흔하고 위험한 질환입니다. 미국수면재단(National Sleep Foundation)의 통계에 따르면, 폐경 후 여성의 약 60%가 수면 무호흡증을 겪는다고 하니, 제 이야기는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니었던 셈이죠.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감소하면 기도의 근육 긴장도가 떨어져 잠든 사이에 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히기 쉬워진다고 해요. 게다가 중년에 흔히 찾아오는 체중 증가, 특히 목 주변의 지방 축적은 기도를 압박해 증상을 더욱 악화시킨답니다. 제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무시하고 방치했다면, 큰 화를 입을 뻔했다는 생각에 지금도 아찔하네요.
수면 무호흡증, 밤과 낮에 나타나는 증상들
수면 무호흡증은 대부분의 증상이 잠든 사이에 나타나므로,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남편이나 가족의 관찰이 정말 중요하답니다. 제 남편이 발견해 준 것처럼 말이죠.
밤에 나타나는 증상
심한 코골이와 불규칙한 호흡: 코골이는 수면 무호흡증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코를 골다가 갑자기 ‘컥’ 하고 숨을 멈추거나, 크게 헐떡이는 소리가 나면 수면 무호흡증을 의심해봐야 해요.
잦은 깨어남: 자다가 갑자기 숨이 막히는 느낌에 잠에서 깨는 경우가 잦아져요. 밤에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는 것도 수면 중 뇌에 산소 공급이 부족해 생기는 증상일 수 있습니다.
밤중 발한: 식은땀을 흠뻑 흘리며 잠에서 깨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몸이 산소 부족에 반응해 열을 내보내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하네요.
불안한 수면: 밤새 뒤척이거나, 자면서 몸부림을 치는 등 불안정한 수면을 취하게 됩니다.
낮에 나타나는 증상
극심한 피로: 밤새 제대로 쉬지 못했으니 아침에 일어나도 몸이 천근만근 무겁고 개운하지 않아요. 낮 동안 계속 졸음이 쏟아져 일상생활이 힘들어집니다.
아침 두통과 구강 건조: 수면 중 산소 공급이 부족해 아침에 머리가 띵하거나 두통을 느낄 수 있어요. 입을 벌리고 자면서 입이 마르는 증상도 흔하게 나타납니다.
집중력 저하와 기억력 감퇴: 수면 부족은 뇌 기능을 떨어뜨려 낮 동안 집중력이 떨어지고, 건망증이 심해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고혈압: 잠든 사이 산소 부족으로 몸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압이 상승합니다. 수면 무호흡증이 고혈압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정말 놀랐답니다.
수면 무호흡증, 어떻게 관리하고 치료해야 할까요?
수면 무호흡증은 방치하면 고혈압, 당뇨병,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수적입니다. 저는 의사 선생님과의 상담을 통해 여러 치료법을 시도해보고 있어요.
1. 생활 습관 개선
적정 체중 유지: 체중 감량은 수면 무호흡증 치료의 가장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비만이 기도를 압박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죠. 저는 저염 식단과 규칙적인 근력 운동으로 복부 지방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수면 자세 교정: 똑바로 누워 자는 것보다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이 기도가 막히는 것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저는 옆으로 누워 잘 때 등 뒤에 쿠션을 받치고 잡니다.
음주와 흡연 피하기: 음주는 기도 주변 근육을 이완시켜 수면 무호흡증을 악화시킵니다. 흡연은 기도를 자극해 염증을 유발하니,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2. 전문적인 치료
양압기(CPAP): 수면 중 기도를 열어주는 양압기는 수면 무호흡증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입니다. 처음에는 마스크를 쓰고 자는 것이 불편했지만, 익숙해지니 밤에 숙면을 취할 수 있어 낮의 피로가 눈에 띄게 줄었어요.
구강 장치: 맞춤형 구강 장치를 착용해 턱을 앞으로 내밀어 기도를 확보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수술: 편도선이나 목젖이 비대해져서 무호흡증이 생긴 경우, 수술을 통해 기도를 넓힐 수 있습니다.
수면 무호흡증을 진단받고 처음에는 막막하고 두려웠지만,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면서 몸과 마음이 훨씬 편안해졌답니다. 제 건강을 되찾고 남편도 밤에 편안하게 잠들 수 있게 되었으니, 그 무엇보다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여러분도 혹시 이유 모를 피로와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해보시기를 바랍니다.